― 정의 ―
Saṅkappa
는 보통 ‘생각’이나 ‘사유(思惟)’로 번역된다. 하지만 단순히 머릿속을 스쳐 가는 생각과는 다르다. 이것은 마음을 특정 대상으로 향하게 하고, 그 방향으로 이끄는 ‘의도를 담은 생각’ 이자 ‘결심(resolve)’에 가깝다.
마치 자동차의 핸들을 돌려 원하는 방향으로 차를 모는 것처럼, saṅkappa
는 우리의 마음을 특정 목표로 이끄는 정신적 작용이다. 그래서 이것은 팔정도에서 ‘지혜’의 영역에 속하며, 바른 견해와 함께 해탈의 길을 여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 용례 ―
saṅkappa
의 가장 중요한 용례는 팔정도의 두 번째 항목인 ‘바른 사유(sammā-saṅkappa)‘이다. 이것은 세 가지 선한 결심으로 구성되며, 그 반대인 ‘그릇된 사유(micchā-saṅkappa)‘ 역시 세 가지 불선한 결심으로 구성된다.
- 바른 사유 (sammā-saṅkappa):
- 출리의 사유(nekkhamma-saṅkappa),
- 악의 없음의 사유(abyāpāda-saṅkappa),
- 해코지 없음의 사유(avihiṃsā-saṅkappa)
- 그릇된 사유 (micchā-saṅkappa):
- 감각적 욕망의 사유(kāma-saṅkappa),
- 악의의 사유(vyāpāda-saṅkappa),
- 해코지의 사유(vihiṃsā-saṅkappa)
― 다른 개념과의 비교 ―
1. Cetanā (쩨따나, 意圖)와의 비교
Cetanā
는 ‘의도’ 또는 ‘의지’ 그 자체를 의미한다. 부처님께서는 “의도(cetanā)가 곧 업(kamma)이다”라고 말씀하셨을 만큼, cetanā
는 모든 행위를 일으키는 가장 근본적인 정신적 동력이다.
- Cetanā가 ‘엔진’이라면, Saṅkappa는 ‘운전’이다.
Cetanā
가 행위를 하려는 근본적인 의지, 즉 ‘엔진의 시동을 거는 것’이라면,saṅkappa
는 그 힘을 바탕으로 ‘출리로 향할지, 감각적 욕망으로 향할지’ 구체적인 방향을 정하고 마음을 적용하는 ‘운전 행위’에 해당한다. 즉,saṅkappa
는cetanā
의 구체적인 발현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2. Yoniso Manasikāra (요니소 마나시까라, 智慧로운 注意)와의 비교
Yoniso Manasikāra
는 ‘지혜로운 주의’, ‘근원에 대한 주의’ 등으로 번역된다. 이것은 현상을 원인과 결과의 법칙에 따라 지혜롭게 살피는 마음의 작용이다.
- Yoniso Manasikāra가 ‘지도를 읽는 것’이라면, Saṅkappa는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Yoniso manasikāra
를 통해 ‘이 생각(예: 악의)은 괴로움으로 가는 길이구나’라고 지혜롭게 알아차리고 분석하는 것이 먼저다. 이렇게 지도를 정확히 읽고 난 뒤, ‘나는 저 길로 가지 않겠다. 악의 없는 길로 가겠다’고 결심하고 마음을 돌리는 것이 바로sammā-saṅkappa
(바른 사유)이다.
3. Sati (사띠, 마음챙김)와의 비교
Sati
는 ‘마음챙김’ 또는 ‘알아차림’으로 번역된다. 이것은 현재 순간에 일어나고 있는 현상을 ‘잊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아는, 일종의 ‘정신적 문지기’ 역할이다.
- Sati가 ‘문지기’라면, Saṅkappa는 ‘왕의 결단’이다. 마음에 ‘성냄의 생각'(vyāpāda-saṅkappa)이 떠오를 때, 그 생각이 일어났음을 가장 먼저 알아차리는 것이 바로 sati이다. 문지기가 “침입자 발견!”이라고 보고하는 것과 같다. 그 보고를 받은 뒤, ‘이 침입자는 해롭다’고 파악하고(yoniso manasikāra), “저 침입자를 내쫓아라!”고 결단하고 의지를 내는 것이 바로 sammā-saṅkappa(바른 사유)이다. 따라서
sati
는 일어남의 ‘관찰’에,saṅkappa
는 그 관찰을 바탕으로 한 ‘능동적 방향 전환’에 가깝다.
―제미나이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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