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In ,

오온과 명색은 동일한 것인가

오온·12연기 속 식 상호의존 추상 수묵화

[나] 그렇다면 오온과 명색은 동일한 것인가? 명색의 색은 오온의 색과 동일한 것임에 의문이 없고. 나마(명)의 대표적인 것들이 쩨따시카들로서 웨다나, 산냐, 쩨따나, 팟사, 마나시카라라고 했는데, 웨다나는 수, 산냐는 상, 쩨따나, 팟사, 마나시카라는 모두 행의 요소로서 오온의 범주에 들어가잖아.


[제미나이] 수행자님께서 파악하신 그대로입니다. 명색(nāmarūpa)을 구성하는 ‘명'(nāma)의 요소들(느낌, 인식, 의도 등)은 정확히 오온의 느낌(수온), 인식(상온), 형성(행온)에 해당합니다. ‘색'(rūpa)은 당연히 물질(색온)에 해당하고요. 그렇다면 “명색은 사실상 오온과 동의어인가?”라는 질문은 지극히 합리적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명색(nāmarūpa)과 오온(pañcakkhandha)은 거의 같은 대상(한 유기체의 정신적, 물질적 총체)을 가리키면서도, 엄밀히 말해 동의어는 아닙니다. 그 둘의 결정적인 차이는 부처님께서 그 개념을 사용하시는 목적과 관점(context)에 있습니다. 둘은 같은 재료를 가지고 다른 목적의 요리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1. 오온 : ‘나’라는 존재에 대한 분석 (정적인 분석)

오온의 가르침은 주로 ‘자아(atta)는 없다‘는 무아(anattā)의 진리를 드러내기 위해 사용됩니다.

  • 목적: 우리가 ‘나’ 또는 ‘나의 것’이라고 집착하는 대상을 다섯 가지 무더기(물질, 느낌, 인식, 형성, 식)로 해체해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보라, 네가 ‘나’라고 부르는 것은 단지 이 다섯 가지가 일시적으로 모인 것일 뿐, 그 어디에도 영원하고 불변하는 실체적 ‘나’는 없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관점: ‘나’라고 하는 존재를 구성하는 내용물(contents)의 목록을 보여주는 정적인 분석 도구입니다. 차를 분해하여 ‘엔진, 바퀴, 차체, 좌석, 핸들’로 보여주며 “이것들 말고 ‘차’라는 영혼이 어디 있는가?”라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 식(Viññāṇa)의 위치: 오온에서는 식이 다섯 가지 무더기 중 하나로 명확하게 포함됩니다. 즉, 식(viññāṇa)조차도 ‘나’라고 집착해서는 안 될, 무상하고 괴롭고 실체 없는 현상 중 하나로 규정됩니다.

2. 명색 : ‘연기’의 발생 과정에 대한 분석 (동적인 분석)

명색의 가르침은 거의 항상 12연기(paṭiccasamuppāda)의 맥락에서 등장합니다.

  • 목적: 괴로움이 어떤 원인과 조건으로 발생하는지를 보여주는 과정(process)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 관점: 연기 고리의 한 부분으로서, 다른 고리와의 상호 관계 속에서 그 역할이 규정됩니다. 즉, 명색은 독립적으로 존재하지 않고, 항상 ‘식을 조건으로 하여’ 생겨나고, 다시 ‘여섯 감각장소(살라야따나, saḷāyatana)’를 조건 짓는 동적인 요소로 설명됩니다.
  • 식(Viññāṇa)의 위치:12연기에서 식과 명색은 별개의 고리입니다. 이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오온에서는 식이 ‘내용물’ 중 하나였지만, 12연기에서는 ‘식 ⟺ 명색’ 이라는 상호의존적 파트너 관계를 형성합니다. 즉, 식이 명색이라는 정신-물질 유기체에 ‘내려와’ 자리를 잡고, 그 명색은 다시 식이 활동할 수 있는 토대가 되어주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여기서는 식이 명색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핵심 요약 표

구분오온명색
목적‘자아’의 해체 (무아 통찰)‘연기’ 과정의 설명 (괴로움의 발생 과정 통찰)
관점존재를 구성하는 정적인 요소들의 목록연기 사슬 속에서 다른 요소와 관계 맺는 동적인 조건
식의 위치다섯 가지 구성요소 중 하나로 포함됨 (색, 수, 상, 행, )별개의 연기 고리로서 명색과 상호 의존함 ( ⟺ 명색)
핵심 질문“나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가?”“나의 괴로운 경험은 어떻게 발생하는가?”

결론적으로, 수행자님의 분석처럼 명색은 사실상 ‘오온에서 식이 빠진 것’ (색, 수, 상, 행의 묶음)과 거의 같습니다.

하지만 부처님께서는 ‘나’라는 존재의 실체가 없음을 보이실 때는 오온이라는 틀을 사용해 식(Viññāṇa)까지 포함한 모든 것을 해체하셨고, 괴로움이 발생하는 역동적인 과정을 설명하실 때는 명색이라는 틀을 사용해 식(Viññāṇa)과의 상호의존 관계를 명확히 보여주신 것입니다.

이것은 동일한 진리를 다른 각도에서 비추어, 가르침을 듣는 이가 더 명확하게 이해하도록 돕는 부처님의 위대한 가르침의 방편(upāya)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COMMENT

“오온과 명색은 동일한 것인가”에 대한 2개의 응답

  1. kore2081 아바타
    kore2081

    꼬레2081님 반갑습니다. 저의 블로그를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기회가 되면 한 번쯤 정독해보시는 것을 권유드립니다. 모르는 단어나 문맥은 ai에게 물어보면 친절히 알려줄 것 입니다. 이 댓글은 ai로 쓴 것처럼 가장하였지만 순수하게 저의 머릿속에서 나온 문장들입니다. 앞으로도 좋은 글로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행복하기를,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사두 사두 사두 🙇🏻‍♂️

    1. Ekayan Gen 아바타

      아! 제가 댓글에 대한 댓글을 처음 써봐서 꼬레2081님의 댓글을 다 삭제하고 저의 댓글을 달았습니다ㅠ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