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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견(바른 견해)을 통한 괴로움의 소멸

정견(正見, sammā-diṭṭhi)은 팔정도(八正道, aṭṭhaṅgika-magga)의 첫 번째 항목이다. 선생님께서 “팔정도의 첫 번째가 괜히 바른 견해가 아니다”라고 하셨을 때부터 이 항목의 중요성을 다시 인식하게 되었다. 아래에서는 비구 보디의 『팔정도』를 토대로 정견의 구조를 간략하게 정리해보고, 마지막에 정의를 정리하고자 한다.


< 바른 견해의 역할과 중요성 >

바른 견해는 수행의 출발점이자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이다. 바른 견해 없이는 수행의 길을 잃을 위험이 있다. 우리의 태도, 행위, 가치판단의 기준이 되며, 행위(業, kamma)와 그 결과(果報, vipāka)는 모두 견해에서 비롯된다. 바른 견해는 진실에 부합하여 해방으로 이끄는 반면, 바르지 못한 견해는 거짓에 기반하여 괴로움으로 이끈다.


< 바른 견해의 두 종류 >

바른 견해에는 세간적 바른 견해(世間正見, lokiya sammā-diṭṭhi)와 출세간적 바른 견해(出世間正見, lokuttara sammā-diṭṭhi)가 있다. 세간적 바른 견해는 업의 법칙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모든 존재는 자기가 지은 업의 주인이며 자기 업의 상속자다. 그들 각자는 자기 업으로부터 솟아나며, 자기 업에 매여 있고 자기 업으로 지탱된다. 선악 간에 어떤 업을 짓든 그들은 그 업의 상속자가 될 것이다.”

―부처님

출세간적 바른 견해는 사성제(四聖諦, cattāri ariya-saccāni)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다. 사성제를 올바르게 이해하는 목적은 윤회(輪迴, saṃsāra)의 굴레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함이다. 사성제에 대한 이해에는 1) 개념적 이해(진리에 순응하는 바른 견해)와 2) 체험적 이해(진리를 꿰뚫어보는 바른 견해)가 있다.


< 바른 견해의 발전 단계 >


1. 수행을 위한 예비적 바른 견해

수행자는 업의 법칙을 받아들여 지닌다. 의도(意圖, cetanā)의 종류에 따라 과보를 받는다는 것을 알기에 도덕적 행위를 하려고 노력한다. 도덕적 행위를 위해 마련된 계(戒, sīla)를 받아 지킨다. 계를 지켜서 집중과 고요함(定, samādhi)을 얻고, 집중과 고요함이 지혜(慧, paññā)로 인도한다.


2. 진리에 순응하는 바른 견해(사성제의 개념적 이해)

이에 따라 수행자는 사성제를 점차 받아들인다. 존재의 본질이 괴로움(苦, dukkha)이고, 그 원인은 갈애(渴愛, taṇhā)이므로, 갈애를 소멸하면 괴로움이 소멸한다는 사실을 알고, 괴로움의 소멸로 이끄는 길을 가려고 한다. 이것을 머리로 이해하고 때때로 일상에서 체험한다. 계(戒, sīla)·정(定, samādhi)·혜(慧, paññā)는 진리에 순응하는 지혜를 강화하고, 진리에 순응하는 지혜는 다시 계·정·혜를 계발시킨다.


3. 진리를 꿰뚫어보는 바른 견해(사성제의 체험적 이해)

수행자는 극도로 계발된 집중과 통찰의 힘으로 존재의 실상을 꿰뚫어본다. 오온(五蘊, pañca-khandha)이 무상(無常, anicca)하고, 괴롭고, 무아(無我, anattā)라는 것을 보아서 알고 느껴서 안다. 그는 열반(涅槃, nibbāna)을 체험하며 사성제를 완전히 꿰뚫어서 알게 된다. 그는 열반으로 간다.


종합하면 바른 견해란

세간적으로는 업의 법칙을, 출세간적으로는 사성제를 이해하여 마침내 모든 괴로움의 소멸로 인도하는 지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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