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스승께서 제따와나에 머무실 때, 속세에 있을 적 아내의 유혹으로 인해 괴로워하는 한 비구에 관하여 설하신 것이다. 그 비구가 출가 전의 아내 때문에 교단을 떠나려 하고, 출가한 것을 후회한다고 고백했을 때, 스승께서는 말씀하셨다. “비구여, 이 여인이 그대에게 해를 끼친 것은 비단 지금 뿐만이 아니다. 과거에도 그대는 그녀 때문에 목이 잘렸느니라.” 그리고 비구들의 요청에 따라 과거의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옛날 바라나시의 브라흐마닷따 왕 시절에, 보살께서는 제석천(Sakka)으로 태어나셨다. 그때 바라나시의 한 젊은 브라만 청년이 딱까실라에서 모든 학문과 기술을 배우고, 활쏘기에 통달하여 ‘작은 활잡이(Culladhanuggaha)’로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자 그의 스승은 “이 젊은이는 나와 동등한 기술을 익혔구나”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딸을 그의 아내로 주었다. 그는 아내를 데리고 바라나시로 돌아가고자 길을 나섰다.
여정의 중간쯤에, 어떤 장소를 코끼리 한 마리가 짓밟아 황폐하게 만들어 아무도 그곳에 감히 올라가지 못했다. 작은 활잡이는 사람들이 말렸음에도 불구하고, 아내를 데리고 숲의 입구로 올라갔다. 그가 숲의 한가운데에 이르렀을 때, 코끼리가 그를 공격하려고 일어섰다. 활잡이는 코끼리의 이마에 화살 한 발을 쏘았다. 화살은 코끼리를 꿰뚫고 머리 뒤로 빠져나갔고, 코끼리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 죽었다.
작은 활잡이는 그곳을 안전하게 만든 후, 더 나아가 다른 숲으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50명의 강도가 길을 점거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말렸음에도 그는 그곳까지 올라가, 강도들이 사슴을 잡아 그 고기를 구워 먹는 길가의 아지트에 이르렀다. 화려하게 차려 입은 그의 아내와 함께 다가오는 것을 본 강도들은 그를 잡으려고 애썼다. 그러나 사람의 성품을 읽는 데 능숙했던 강도의 두목은 그를 한번 쳐다보고는, 그가 비범한 영웅임을 알아보고 그가 혼자인 데도 섣불리 덤비지 못하게 했다.
작은 활잡이는 아내를 강도들에게 보내며 말했다. “가서 그들에게 구운 고기 한 꼬치를 얻어 오시오.” 그녀가 가서 말했다. “고기 한 꼬치를 주십시오.” 강도 두목은 “그는 고귀한 자로군.”이라고 말하며 고기를 주라고 명령했다. 강도들이 “뭐라고! 저 자가 우리 구운 고기를 먹겠다고?”라며 그녀에게 날고기를 한 점 주었다.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강했던 활잡이는 강도들이 날고기를 준 것에 분노했다. 강도들이 말했다. “뭐라고! 저 자만 남자고 우리는 여자란 말인가?” 그리고 그들은 그를 위협하며 일제히 덤벼들었다.
활잡이는 50개의 화살로 한 명을 제외한 49명의 강도를 쏘아 쓰러뜨렸다. 강도 두목을 쏠 화살은 남아있지 않았다. 그의 화살통에는 50개의 화살이 가득 차 있었다. 그중 하나로 코끼리를 쏘았고, 나머지는 한 명을 제외한 49명의 강도를 쏘는 데 썼다. 그래서 그는 강도 두목을 맨손으로 쓰러뜨리고, 그의 가슴 위에 올라앉아 아내에게 그의 머리를 자를 칼을 가져오라고 시켰다.
바로 그 순간, 그녀는 강도 두목에게 연정을 품고, 칼자루는 강도의 손에, 칼집은 남편의 손에 쥐여주었다. 강도는 칼자루를 잡고 칼을 뽑아, 활잡이의 머리를 베어버렸다. 남편을 죽인 후, 강도는 그 여자를 데리고 함께 길을 가며 그녀의 출신을 물었다. 그녀는 말했다. “저는 딱까실라의 세상에 이름난 스승의 딸입니다.” “그는 어떻게 당신을 아내로 맞이했소?” 그가 물었다. 그녀가 말했다. “제 아버지는 그가 자신과 동등한 기술을 배운 것에 기뻐하시며, 저를 그의 아내로 주셨습니다. 그리고 저는 당신에게 반했기 때문에, 제 정당한 남편을 당신이 죽이도록 내버려 둔 것입니다.”
강도 두목은 생각했다. ‘이 여자는 이제 자신의 정당한 남편을 죽였다. 다른 남자를 보는 순간, 나 또한 똑같은 방식으로 대할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서 벗어나야 한다.’
길을 가던 중, 그는 평소에는 얕은 시냇물이지만 지금은 물이 불어난 강이 길을 막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가 말했다. “여보, 이 강에는 사나운 악어가 있소. 어찌하면 좋겠소?” 그녀가 말했다. “낭군님, 제가 가진 모든 장신구를 벗어 겉옷에 싸서, 그것들을 먼저 강 저편으로 옮겨주세요. 그리고 다시 돌아와 저를 데리고 건너가 주세요.” “알겠소.” 그는 그녀의 모든 장신구를 받아들고, 마치 아주 서두르는 것처럼 개울로 내려가 강 저편에 도달하자, 그녀를 버려두고 달아났다.
이것을 본 그녀는 외쳤다. “낭군님, 당신은 저를 버려두고 가시는군요. 왜 이러십니까? 돌아와서 저를 데려가 주세요.” 그리고 그녀는 그를 부르며 첫 번째 시를 읊었다.
그대가 나의 모든 재물을 꾸러미에 싸서 강 저편에 이르렀으니, 부디 할 수 있는 한 빨리 돌아와 나를 데리고 건너가 주오.
그 말을 들은 강도는 강 저편에 서서 두 번째 시를 읊었다.
그대의 마음은, 부인이여, 언제나 헤매는구나. 굳건했던 믿음을 버리고 더 가벼운 사랑을 찾아. 나 또한 머지않아 그대에게 배신당하리니, 내가 어찌 이곳에서 멀리 달아나지 않겠는가.
강도가 “나는 여기서 더 멀리 갈 것이니, 당신은 거기 멈춰 있으시오”라고 말하자, 그녀는 비명을 질렀고, 그는 그녀의 모든 장신구를 가지고 달아났다. 어리석은 여자는 지나친 정욕으로 인해 그러한 운명을 맞았다. 완전히 무력해진 그녀는 카시아 덤불 근처로 다가가 앉아 울기 시작했다.
그 순간, 제석천은 세상을 내려다보다가, 남편과 애인 둘 다 잃고 욕망에 사로잡혀 우는 그녀를 보았다. 그는 가서 그녀를 꾸짖고 부끄럽게 만들리라 생각하고, 마딸리와 빤짜시카를 데리고 갔다. 그는 강둑에 서서 말했다. “마딸리는 물고기가 되고, 빤짜시카는 새로 변신해라. 나는 자칼이 되겠다. 내가 고기 한 점을 입에 물고 이 여자 앞에 나타나겠다. 너희가 나를 보거든, 마딸리는 물 밖으로 뛰어올라 내 앞에 떨어져라. 내가 입에 문 고기를 떨어뜨리고 물고기를 잡으려고 뛰어오르는 순간, 빤짜시카는 그 고깃덩어리를 낚아채 하늘로 날아오르고, 마딸리는 물속으로 떨어져라.”
제석천이 이렇게 지시했다. 그들은 “알겠습니다, 주군”이라고 답했다. 마딸리는 물고기로, 빤짜시카는 새로, 제석천은 자칼로 변했다. 그는 고기 한 점을 입에 물고, 그 여자 앞으로 갔다. 물고기가 물 밖으로 뛰어올라 자칼 앞에 떨어졌다. 자칼은 입에 물고 있던 고기를 떨어뜨리고 물고기를 잡으려고 뛰어올랐다. 물고기는 뛰어올라 물속으로 떨어졌고, 새는 고깃덩어리를 낚아채 하늘로 날아올랐다. 자칼은 물고기와 고기 둘 다 잃고, 시무룩하게 카시아 덤불을 바라보며 앉아 있었다.
여자는 이것을 보고 말했다. “너무 탐욕스러워서, 고기도 물고기도 얻지 못했구나.” 그리고 그녀는 마치 그 속임수의 핵심을 알아챈 듯, 큰 소리로 웃었다. 이것을 들은 자칼은 세 번째 시를 읊었다.
춤추는 이도 노래하는 이도, 장단 맞추려 손뼉 치는 이도 없는데, 누가 카시아 덤불을 웃음으로 울리게 하는가? 고운 이여, 울어야 할 때 웃지 마오.
이 말을 듣고, 그녀는 네 번째 시를 읊었다.
오, 어리석은 자칼이여, 그대는 바라겠지, 고기도 물고기도 잃지 않았기를. 가엾은 바보여! 그대의 어리석음이 낳은 결과를 보고 슬퍼하는 것이 마땅하구나.
그러자 자칼은 다섯 번째 시를 읊었다.
남의 허물은 뚜렷이 보이지만, 자신의 허물을 보기는 어렵다네. 생각건대, 그대 또한 그 대가를 치렀으리, 남편과 애인 둘 다 잃었으니.
그의 말을 듣고 그녀는 이 시를 읊었다.
자칼 왕이시여, 당신 말씀이 맞습니다. 그러니 저는 멀리 떠나가서, 다른 배필을 구하고 신의 있는 아내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러자 하늘의 왕 제석천은, 이 사악하고 정숙하지 못한 여인의 말을 듣고 마지막 시를 읊었다.
진흙 항아리를 훔치는 자는 언젠가 놋쇠 항아리도 훔치리니, 남편에게 재앙이었던 그녀는 다시, 혹은 더 나쁘게 행동하리라.
이처럼 제석천은 그녀를 부끄럽게 하여 뉘우치게 한 후, 자신의 거처로 돌아갔다.
스승께서는 여기에서 가르침을 마치시고 진리(사성제)를 드러내셨으며, 전생의 인물들을 밝히셨다. — 진리의 설법이 끝났을 때, 교단을 떠나려던 그 비구는 수다원과를 성취했다. — “그때에 교단을 떠나려던 비구는 작은 활잡이였고, 그가 떠나보낸 아내는 바로 그 여자였으며, 나 자신이 바로 하늘의 왕 제석천이었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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