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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 이야기

수행이 최선의 목표다

수행이 최선의 목표다

계속 밀려나는 수행

겐은 요즘 바쁘다. 일의 마감이 있고, 챙겨야 할 사람이 있고, 처리해야 할 일들이 쌓인다. 그러다 보면 수행은 늘 나중으로 밀린다. ‘이 프로젝트 끝나면 명상을 제대로 해야지’ ‘업무가 정리되면 경전을 읽어야지’ 같은 생각이 일어난다. 배경에는 조용히 이런 전제가 깔려 있다: 삶을 먼저 잘 관리하고, 여유가 생기면 그때 수행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유가 오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겐이 이 구조 자체를 의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책임 있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해야 하지 않나, 라고 생각한다. 일을 먼저 챙기고 수행은 그 다음이라는 순서가 지극히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이 “당연함” 자체가 번뇌의 패턴이다.

번뇌를 뽑아내는 일이 가장 근본적인 일이다

아잔 마하 부와1 스님은 “당신이 다른 일에 쏟아왔던 모든 노력을 번뇌(kilesa)를 극복하고 뽑아내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왜냐하면 우리 마음 안에 번뇌가 있을 때, 우리는 고(dukkha)를 경험하며, 이 고는 번뇌 외에는 다른 것에 의해 야기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하신다.

겐의 상황으로 돌아와보자. 그가 수행없이 산다고 가정해보자. 그가 일을 처리하고 사람을 챙기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번뇌가 함께 움직이고 있는가. 평가에 앞서서 일어나는 불안, 일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을 때의 수치심, 타인의 반응에 대한 집착,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려는 욕구들. 이 모든 것이 번뇌다. 겐이 일을 “잘” 처리한다고 해도, 마음 안의 번뇌가 정화되지 않으면 그 행동들도 결국 고통의 기반 위에서 이루어진다.

반대로, 겐이 수행에 집중한다면 어떻게 될까. 선정 수행을 하고, 일상에서 몸과 마음의 움직임을 관찰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명료함과 평정심이 발달한다. 삶의 모든 순간에 스며든다. 일을 할 때도, 사람을 만날 때도, 혼자 있을 때도.

세상이 어떻든 내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우선순위의 역전

겐이 해야 할 것은 삶의 여백에 수행을 놓는 것이 아니라, 수행의 여백에 삶을 놓는 것이다. 수행을 삶의 여백을 채우는 선택지로 본다면, 언제까지나 삶은 일과 책임으로 먼저 채워질 것이다. 수행을 중심에 놓는다는 것은, 번뇌를 소멸시키는 일을 가장 근본적인 일로 본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해서 겐이 재가에서의 책임을 내팽개쳐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일과 책임은 딱 필요한 만큼의 시간만 할당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불필요한 것은 하지 않고, 필요한 것도 명확성 속에서 하는 것. 그것이 삶을 정화하는 길이다. 겐은 그렇게 본다.


출처

Ajaan Mahā Boowa Ñāṇasampanno, [Forest Desanas](https://forestdhamma.org/ebooks/english/pdf/Forest_Desanas.pdf), p. 148, “Looking Always at the Heart” — Forest Dhamma (forestdhamma.org)

  1. 아잔 마하 부와(Ajaan Mahā Boowa Ñāṇasampanno, 1913–2011)는 태국 상좌부 숲 전통의 선사로, 아잔 만(Ajaan Mun)의 수제자 중 한 명이다. 우돈타니 주의 왓 파 반탓(Wat Pa Baan Taad)을 창건했으며, 엄격한 수행과 직접적인 법문으로 알려져 있다. 태국에서 아라한으로 널리 추앙받으며, 그의 법문집은 Forest Dhamma Publications를 통해 무료로 공개되어 있다.
에카얀 겐
에카얀 겐
재가 수행자. 일상과 담마 사이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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